월세만큼 비싼 관리비?
- BOODING
- 2024년 2월 29일
- 4분 분량

[1] 정부가 관리비 투명화 방안을 내놨지만
[2] 월세를 관리비로 받는 꼼수는 여전합니다.
[3] 청년의 주거비 부담이 커지고 있습니다.


월세만큼 비싼 관리비?
월세는 놔두고 관리비를 올리는 꼼수가 사라지지 않고 있습니다. 정부가 관리비 세부 내역을 표기하도록 제도를 손봤지만 무용지물입니다. 오늘 부딩은 ‘관리비 투명화 무용지물: 월세만큼 비싼 관리비?’에 대해 다룹니다.
10만 원 이상이면 디테일 공개!
정부는 작년 9월 21일부터 공인중개사가 매달 10만 원 이상 정액으로 관리비를 부과하는 공동주택을 광고할 때 그 세부 내역을 자세히 표기하게 하는 제도를 시행 중입니다. 그전엔 ▲월세 30만 원 ▲관리비 15만 원(인터넷 포함)이라고 표기했다면 ▲월세 30만 원 ▲관리비 7만 원, 청소비 3만 원, 인터넷 3만 원, 기타 2만 원 등 그 디테일을 기재하게 한 겁니다. 월세는 놔두고 관리비를 올려 전월세신고제¹⁾ 대상에서 빠져나가려는 일부 임대인의 꼼수를 막기 위함입니다.
check! 정부는 이를 어길 경우 과태료(단순 미표기 50만 원, 허위·거짓 표기 500만 원)를 부과하기로 했습니다. 단, 제도가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올 3월까지 계도기간을 두기로 했습니다.
¹⁾ 전월세신고제: 보증금이 6000만 원을 넘거나 월세가 30만 원을 초과하는 전월세 계약을 하면 그 내용을 임대인 또는 임차인이 반드시 주민센터 등에 신고해야 하는 제도입니다. 이걸 하는 이유는 임차인에게 정확한 시세를 제공하기 위함입니다.

월세만큼 비싼 관리비?
한데 주요 중개 플랫폼에 규정을 어긴 매물이 적지 않습니다. 관리비 ‘15만 원’의 자세한 내역을 기재하지 않은 매물이 여전히 올라와 있습니다. 그 이유요? 임대인이 관리비 세부 내역을 제시하지 않으면, 공인중개사도 그걸 표기하지 않아도 된다는 예외 조항 때문입니다. 정부는 관리비의 디테일을 공개한 매물의 인기가 높아져 깜깜이 매물을 자연스레 걸러낼 거라고 설명하지만, 제도의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끊이지 않습니다.
check! 답답한 제도라고요? 정부도 할 말은 있습니다. 관리비 책정 자체가 ‘사적 영역’인 만큼 확실한 제재·관리가 어렵다는 설명입니다.
월평균 주거비 100만 원?
한편 전세 사기 여파로 월세 수요가 늘며 월세 또한 오름세라 청년의 주거비 부담은 더 커질 거란 주장도 나옵니다. 실제로 작년 8월 서울 지역의 ▲연립·다세대주택, 원룸의 평균 월세는 69만 원 ▲오피스텔 평균 월세는 72만 원 ▲아파트 평균 월세는 102만 원이었습니다(출처: 다방). 여기에 관리비, 가스·전기요금 등을 더하면 서울 원·투룸 평균 주거비는 월 100만 원이 넘는다는 계산이 나옵니다.
관리비도 세액공제 추진!
이런 가운데 최근 한 국회의원이 임차한 주택의 관리비로 낸 금액의 15%(총급여액 5500만 원 이하는 17%)를 공제하는 세액공제 특례에 대한 내용을 담은 법안을 발의했습니다. 쉽게 말해 월세세액공제¹⁾처럼 관리비도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게 근거 규정을 마련한 겁니다. 관리비가 ‘제2의 월세’로 악용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만큼 관리 투명화를 위한 제도 도입이 필요하다는 주장입니다.
¹⁾ 월세세액공제: 매년 연말정산을 통해 내야 할 세금에서 한 해 동안 낸 월세액의 일정 비율, 요컨대 총급여액이 8000만 원 이하인 무주택 임차인의 경우 월세의 15%(총급여액 5500만 원 이하는 17%)를 공제, 즉 빼주는 제도입니다.

서울시, 1인가구 공유주택 공급
서울시가 1인가구 증가세에 맞춰 새로운 주거 모델인 ‘안심특집’을 내놓습니다. 수면·휴식은 개인 공간에서 해결하고, 주방·세탁실 등은 입주자와 공유하는 주거 형태로 주변 원룸 시세의 50~70%로 임대료를 책정한 게 특징입니다. 시는 2026년 공급을 목표로 동대문·중구에서 대상지를 찾고 있습니다.
1월 오피스텔 수익률 5.27%
올 1월 전국 오피스텔¹⁾ 임대수익률이 5.27%를 기록했습니다(출처: 한국부동산원). 3년여 전인 2020년 6월(5.44%) 이후 가장 높은 수치입니다. 최근 오피스텔 가격은 떨어졌지만, 전세 사기 여파로 ‘월세 선호 현상’이 뚜렷해지며 월세가 오른 영향이라는 분석입니다.
¹⁾ 오피스텔: 오피스와 호텔을 합친 형태의 건축물로 상가, 사무실 등과 함께 대표적 수익형 부동산(임대수익 목적)으로 꼽힙니다. 아파트와 달리 주택법이 아닌 건축법 적용을 받아 청약통장 없이도 청약할 수 있으며, 투자자 입장에선 저금리 시대일수록 인기가 높습니다. 은행 금리보다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서울·경기 전셋값 7개월째 상승
2월 서울과 경기의 아파트 전셋값이 각각 0.28%, 0.21% 올라 작년 8월 이후 7개월 연속 상승했습니다(출처: KB부동산). 집값 하락세에 매매 수요가 전세로 옮겨가며 전셋값을 끌어올렸단 분석입니다. 이에 2월 아파트 전세가율¹⁾도 서울 52.4%, 경기 63.9% 등으로 모두 전월보다 높아졌습니다.
¹⁾ 전세가율: 집값 대비 전셋값의 비율을 말합니다. 5억 원짜리 집의 전세가 4억 원이면 전세가율은 80%. 통상 전세가율이 80%를 넘기면 깡통전세로 분류합니다. 이 비율이 100에 가까워지는 건 전셋값이 매맷값에 육박한다는 것을 뜻합니다.
3월, 전셋값 상승세 누그러질까?
3월 전국에서 총 3만3219가구(수도권 1만4804가구, 지방 1만8415가구)가 입주합니다(출처: 직방). 올해 입주 물량 중 가장 많습니다. 최근 아파트 전셋값이 오르는 상황이라 입주 물량이 몰린 지역은 전셋값 상승세도 다소 누그러질 거란 예측입니다. 수도권은 경기(1만371가구), 인천(3502가구), 서울(931가구) 순으로 입주 물량이 많습니다.
서울 서남권 대개조 시동
서울시가 낙후·침체지역으로 꼽히는 서남권 7곳(영등포·구로·금천·강서·양천·관악·동작구)을 ‘대개조’합니다. 특히 250%로 제한한 용적률¹⁾을 최대 400%까지 완화해 직주근접형 주거지로 바꾸는 등 올해 기본계획을 세워 2026년부터 변화한 모습을 보이겠다는 계획입니다. 시는 김포공항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기 위해 ‘서울김포공항’으로 명칭도 바꾸기로 했습니다.
¹⁾ 용적률: 건축할 땅에서 건물 연면적(각 층 바닥면적의 총합계)이 차지하는 비율을 뜻합니다. 가령 땅 100평 중 70평에 1층 건축물을 지었다면 용적률은 70%, 2층으로 올렸다면 140%입니다. 즉 건물을 얼마나 높이 지을 수 있는지 그 비율을 말하는 거로 이해하면 쉽습니다.


맑은 날 옥상에서 내려다보이는 주택(옥인연립)과 인왕산 풍경
#5 옥상의 세계
이사 와서 누리는 공간 중 하나가 옥상이다. 빌라는 아파트와 달리 옥상을 수월하게 사용할 수 있다. 누구에게나 열려 있는 일상의 또 다른 공간이다. 이사 오고 며칠 후 총총히 올라가보았다. 4층을 지나 한 층 더 오르면 시원스러운 옥상이 펼쳐지는데, 그곳에 내 오랜 꿈이던 ‘빨랫줄’이 있다. 웃자고 하는 말이 아니라, 정말 나는 오래전부터 볕에 이불을 말릴 수 있는 옥상을 꿈꿔왔다. 햇살 좋은 날 이불을 널어놓고 그 곁에 의자 하나 두고 앉아 차 한잔 마실 수 있는 곳이면 족할 것 같았다.
공기질이 꽤 좋은 어느 오후, 나는 두툼한 이불을 들고 올라가 줄에 걸어두고 틈틈이 옥상에 올라 차도 마시고 이불의 먼지도 힘껏 털어주었다. 이웃들이 내는 삶의 소리와 그 모양새가 더욱 직접적으로 다가왔다. 게다가 지대가 꽤 높은 건물의 옥상은 광화문 너머 멀리 남산까지 한눈에 펼쳐 보여주었다. 북쪽의 인왕산도 더 드라마틱하게 다가왔고, 동쪽으로는 서울대학교병원과 낙산까지 조망이 가능하다. 어디서도 못 본 서울 시내의 스펙터클한 모습이 조금은 비현실적으로 느껴질 정도다.
오밀조밀한 인근 빌라촌의 옥상 풍경은 옥상을 하나의 ‘세계’로 만든다. 맞은편 빌라 옥상엔 아침마다 식물을 가꾸는 할머니가 출현하고, 그 옆 빌라 옥상에선 오후 3시면 칸트처럼 나타나 늠름하게 푸시업을 하는 할아버지가 주인공이다. 저녁이면 캠핑 의자를 하나씩 들고 나와 커피를 마시는 가족도 보인다. 이따금 그들의 이야기가 들릴 정도로 가까운 거리에서 만나는 정겨운 순간이다. 누군가의 삶이 보이고, 내 삶 역시 그들에게 보이는 정도라면 서로 신뢰하고 있다는 증거가 아닐까? 땅을 훨씬 쉽게 밟을 수 있을 뿐 아니라 하늘과도 경계 없이 마주할 수 있는 빌라의 삶. 왠지 더 자연스럽게 사는 기분이다.


도시재생
리모델링처럼 형태는 유지하되 도심 환경을 새롭게 개선하는 걸 말합니다. 도시 건축 전문가들은 하나같이 ‘개발의 시대는 지났다’고 강조하며 이것의 중요성을 강조하기도 합니다. 물론 지역 주민들이 이것으로 인한 변화를 대부분 체감하지 못한다는 목소리도 있습니다.
도시확산현상
기반 시설이나 설비가 부족한 채 도시가 저밀도로 무질서하게 교외로 넓어지는 걸 말합니다. 이는 정원을 가꾸는 등 개인주의적 삶이 보장된다는 장점이 있지만, 교외라는 특성상 편의시설 접근성이 나쁘고 교통량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한다는 단점도 있습니다.


눈
이제 정말 끝난 거 맞죠?
사진 제공. @pancake.photo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