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전세가 비싸서

[1] 전세 사기로 외면당하던 서울 빌라로

[2] 전세 수요자들이 돌아오고 있습니다.

[3] 아파트 전셋값이 1년 넘게 오른 영향입니다.

아파트 전세가 비싸서

빠르게 오른 서울 아파트 전셋값에 놀란 수요자들이 빌라 임대시장으로 돌아오고 있습니다. 오늘 부딩은 ‘빌라 전세로 귀환: 아파트 전세가 비싸서’에 대해 다룹니다.

중위 전세, 2억 원

올 8월 서울 빌라 중위 전셋값이 처음으로 2억 원을 기록했습니다(출처: KB부동산). 올 들어 5월까지 줄곧 1억9500만 원을 유지했는데 말입니다. 평균 전셋값도 △6월 2억2366만 원 △7월 2억2400만 원 △8월 2억2574만 원으로 오름세입니다. 여기에 8월 빌라 전세수급지수¹⁾도 96.05를 기록하며 7개월째 상승세고요(출처: 한국부동산원). 전세 사기로 빌라가 외면당하던 시절과는 다릅니다.

check! 가격 순으로 나열했을 때 딱 중앙에 위치한 가격을 중위 가격이라고 합니다. 가령 5억, 7억, 9억, 14억, 18억, 22억, 35억 주택이 있다고 가정할 때 중위 가격은 14억 원입니다. 평균 가격은 약 15억7000만 원이고요.

¹⁾ 전세수급지수: 전세 수요 대비 공급 수준을 나타내는 지표입니다. 100을 기준으로 숫자가 낮으면 전세를 구하는 이가 적어 전셋값이 내릴 가능성이 있고, 그 이상은 전세를 구하는 이가 많아 전셋값이 오를 가능성이 있는 걸 의미합니다.

아파트 전세가 비싸서

왜 오르냐고요? ① 아파트 전셋값이 68주째 올라 상대적으로 가격이 싼 빌라로 수요가 몰리고 ② 경기침체로 비아파트를 안 지어 빌라 공급이 줄어든 데다 ③ 가을 이사철에 아파트 전셋값이 오르며 빌라 시장에도 영향을 미쳤단 분석입니다. 시장에선 ‘탈아파트 현상’이라는 말까지 나옵니다.

check! 올 들어 5월까지 서울 비아파트 착공(공사 시작) 물량은 1801가구로 작년 동기(3284가구) 대비 45%, 2022년 동기(8542가구) 대비 79% 급감했습니다(출처: 국토교통부).

앞으로 전세는?

전세 사기 여파로 서울 빌라 시장은 아직 공급이 수요를 앞선다는 의견이 많지만, 내년 봄쯤 수급 불안이 본격화될 거란 예측도 있습니다. 참고로 정부는 전세 사기로 얼룩진 비아파트 시장을 정상화하기 위해 2025년까지 신축 비아파트 11만 가구를 임대용으로 매입할 계획입니다. 단, 실수요자에게 그 혜택이 돌아갈진 의문입니다. △시세대로 사면 주택업자만 이익을 보고 △집값 상승까지 부추길 수 있어섭니다.

에어비앤비 10월부터 신고증 필수

에어비앤비가 영업신고 없이 운영하는 미등록 숙소를 퇴출합니다. 신규 숙소는 올 10월, 기존 숙소는 내년 10월까지 영업신고증을 내지 않으면 플랫폼에서 빠집니다. 서울 에어비앤비 숙소의 90%가 미등록(출처: 야놀자리포트)인 상황에서 도심 오피스텔 임대 수요에 타격을 줄 거로 보입니다.

신생아특례대출 축소 안 해요

정부가 신생아특례대출¹⁾ 대상을 축소하지 않기로 했습니다(출처: 국토교통부). 이 상품이 집값을 띄운다는 비판은 있지만, 실수요자 지원을 위해 혜택을 유지하겠단 겁니다. 단, 소득 기준을 부부 합산 2억 원(현재 1억3000만 원)으로 완화하려던 계획은 당초 올 7월에서 3분기로, 다시 연말로 미뤘습니다.

¹⁾ 신생아특례대출: 저출산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정부가 내놓은 주택구입·전세자금대출입니다. 주택구입자금대출의 경우 ① 2023년 1월 이후 출산한 ② 자산 5억600만 원 이하 ③ 연 소득 1억3000만 원 이하 무주택가구에 ④ 최저 연 1.6% 금리로 최대 5억 원까지 빌려줍니다(대출 가능 집값 9억 원까지).

30대 첫 집 구매 35% 증가

서울 집값이 계속 오르는 상황에서도 자산이 적은 30대 무주택자의 첫 주택 구입 건수는 늘었습니다. 7월 서울에서 생애 첫 집을 산 30대는 2306명으로, 작년 7월(1704명)보다 약 35% 증가했습니다(출처: 법원 등기정보광장). 신생아특례대출 등 정책 대출이 영향을 미쳤단 평입니다.

서울 전세 매물 20.7% 감소

주택담보대출¹⁾ 규제가 심해지며 매매 대신 전세를 찾는 이가 늘었다는 진단이 나옵니다. 실제로 9월 6일 서울 아파트 전세 매물은 2만7632건으로, 올 초(3만4822건)보다 20.7% 감소했습니다(출처: 아실). 은행이 전세대출 문턱까지 높이며 전세 수요자의 주거 불안은 가중되는 모습입니다.

¹⁾ 주택담보대출: 집을 담보로 은행에서 돈을 빌리는 걸 말합니다. 구매할 집을 담보로 빌리는 경우, 이미 구매한 집을 담보로 빌리는 경우 등 크게 두 가지 케이스가 있습니다.

분당 용적률 174%→315%

1기 신도시 중 가장 큰 분당신도시의 재건축 밑그림이 나왔습니다. 용적률¹⁾을 315%(현재 174%)로 높여 2035년까지 5만9000가구를 더 짓는단 내용입니다(출처: 국토교통부). 현재 9만6000가구가 거주하는 분당은 재건축 후 총 15만5000가구(약 23만 명)를 수용하는 도시로 거듭날 예정입니다.

¹⁾ 용적률: 건축할 땅에서 건물 연면적(각 층 바닥면적의 총합계)이 차지하는 비율을 뜻합니다. 가령 땅 100평 중 70평에 1층 건축물을 지었다면 용적률은 70%, 2층으로 올렸다면 140%입니다. 즉 건물을 얼마나 높이 지을 수 있는지 그 비율을 말하는 거로 이해하면 쉽습니다.

#1 뮤지션의 시골집, 텃밭 있는 집에 살고 싶어!

거주 지역: 인천시 강화군 강화읍
거주 기간: 2021년~
주거 형태: 단독주택
가구 형태: 2인가구

“가장 나다운 공간에서 나다운 노래를 할 수 있어요.”

싱어송라이터 고윤슬입니다. 강화읍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단층 주택에서 그림책 작가 보람과 함께 살고 있어요. 도시의 아파트에서만 살다가 예스러움이 묻어나는 ‘주택’에 대한 낭만을 품고 이곳으로 왔어요.

보람 작가는 식물도 좋아하고 그림도 그려야 하니 채광이 좋은 방 하나를 쓰고, 저는 빛이 적게 드는 방을 쓰는 대신 작업실과 침실 두 곳을 쓰고 있어요. 거실은 일종의 공유 오피스 같은 공간이라 각자 방에서 나와 함께 작업하거나 수다 떨다가 흩어지고는 해요. 이렇게 서로의 공간을 존중하며 살고 있어요.

전에 강화의 게스트하우스에서 한 달 살기를 했고, 이후 협동조합 청풍의 ‘청년 마을 만들기 프로젝트’ 참여 제안을 받아 이곳에 왔어요. 낯선 동네지만 고정 수입만 있으면 오래 살 수 있겠다 싶어 이주를 결정했죠.

그 덕에 홈 콘서트도 열고 외지 여행객을 포함해 보다 많은 이와 만나며 관계를 넓혀가고 있어요. 대도시에선 하늘을 볼 기회가 많지 않았는데, 조용하고 낮은 건물이 많은 강화에 온 후론 ‘심리적 여백’이 생겼어요. 이웃의 일상을 직간접적으로 보며 영감도 얻고요. 함께 텃밭을 가꾸며 대화를 나누고, 수확한 작물로 저녁밥을 지어 먹기도 하죠.

많은 이가 시골에 살면 마냥 한적하고 여유로울 거라고 여기는데 도시에선 애쓰지 않아도 쉽게 소비하고 놀 수 있는 반면, 시골에선 사람도 장소도 제한적이라 만날 사람부터 놀거리까지 더 주체적으로 찾아 나서야 해요. 그래서 불편한 점도 많아요.

그럼에도 제게 강화는 ‘회복의 공간’이에요. 서울에서 공연하고 사람들을 만나면 많은 에너지가 소모되거든요. 그런데 모든 일을 끝내고 한적한 강화로 돌아올 때면 긴장이 풀리면서 ‘이제야 살겠다’는 기분이 들어요. 서울에 살며 음악을 했다면 동료들과의 만남이나 공연 일정 맞추기가 수월했겠지만, 도피처 같은 공간이 필요했을 거예요. 한적한 풍경이 있는 강화에 사니 일상의 균형이 맞춰지더라고요.

집은 사는 사람을 가장 잘 투영한 공간이라고 생각해요. 결국 나를 괜찮은 사람으로 만들려면 밖에서 무언가를 잘하려 하기보다는 개인의 공간부터 정돈하고 꾸며야 하는 게 아닐까 싶어요. 저는 집이 저를 닮은 공간이기를 바라요. 저 역시 집을 닮은 사람이 되고 싶고요.